Humans of FASTFIVE: 패스트파이브 디지털서비스팀 개발자 Kei 님 인터뷰
어제까지 잘 진행 중이던 업무를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더 편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변화라고 해도, 막상 새로운 방식을 익혀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질 겁니다.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새로운 프로세스 사이의 간극이 생기기도 하겠죠.
이번 패스트파이브 Team Interview에서 만나본 개발자 Kei 님은 패스트파이브의 업무 시스템을 바꾸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팀 패스트파이브의 구성원들이 조금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수많은 커뮤니케이션과 설득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Kei 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CMS(Community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하고 있는 Kei입니다. CMS는 패스트파이브 사내 업무 관리 시스템이자 향후 출시될 여러 온라인 서비스들을 위한 기반 시스템이고, 현재는 초기 구축이 완료되어 실제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운영 이관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저는 작년 10월 패스트파이브에 입사했고 올해 1월부터 프로젝트 리딩을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서버 개발자로 입사했기 때문에 당연히 개발자로서 개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사하고 보니 팀이 잘 돌아가게 하려면 제가 맡아야 할 일이 개발이 아니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개발자만 있고 기획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획을 맡게 됐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욕심은 개발자로 일하고 싶지만 당분간은 기획을 하면서 프로젝트 리딩을 하게 될 듯합니다.
Q.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주로 IT 서비스를 하는, IT 중심 기업에서 웹 풀 스택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그때도 기획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기획자 역할을 했으니 일의 성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IT 기업이 아닌 회사는 패스트파이브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패스트파이브에 올 생각이 없었어요. 이곳에서 먼저 일하고 있던 지인의 추천으로 ‘면접이나 한번 볼까’라는 생각을 했고, 면접을 본 뒤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회사를 선택할 때 대표님을 비롯한 경영진의 성향과 가치관을 많이 고려하는 편입니다. 패스트파이브도 마찬가지로 면접 자리에서 대표님, 이사님과 대화를 나눈 뒤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죠. 대표님께 ‘돈 이외에 어떤 가치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하시며, 자본에 의해 그 가치가 흔들릴 때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냐’고 여쭤봤어요. 보통 돈 이외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한 회사의 대표면서도 무턱대고 열심히 하면 잘 될거라고 믿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김대일 대표님은 현실적인 문제를 잘 인지하고 계시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대표님들이 나쁜 사람이었다는 뜻은 아니고요, 아무래도 기업은 주주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 대표가 얼마나 중심을 잡고 있느냐가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Q. 이전에 하셨던 일과 패스트파이브에서 하는 일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예전에도 정보화 컨설팅 일을 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클라이언트 측에서도 담당자가 정해집니다. 제가 그 담당자와 소통을 하면 담당자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주죠.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깔끔하고 편합니다. 대신 깊은 논의를 통해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어요. 반면 패스트파이브의 CMS는 인하우스 컨설팅을 하는 만큼 심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지만 이해당사자가 굉장히 많아서 여러 사람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패스트파이브는 상당히 수평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처럼 의사결정권자 한 명이 ‘이렇게 하라’고 정하지 않거든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죠.
시스템은 결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는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는 없죠. 또 시스템이 없을 때와 있을 때 업무 프로세스는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 변화에 대해 사용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오히려 그분들보다 더욱 자세히 프로세스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컨설팅 과정이 중요하죠.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설계하고 던져주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피드백을 받으려다 보니 이전에는 겪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을 많이 겪어본 것 같습니다.
Q. 소속 팀에서는 어떤 가치를 가장 중시하나요?
개발자에 대한 편견이 많잖아요? 구석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코딩만 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일하는 개발팀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개발은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저희도 그렇게 일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고요.
제가 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팀 외부와의 소통은 물론 팀 내부에서의 소통도 아주 중요하죠. 서로가 생각하는 결과물의 형태는 모두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업무의 과정을 공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럴 때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소통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를 할 때 모든 세부사항에 대해 룰을 정해둘 수는 없지만 소통을 계속해서 해나가다 보면 자연히 합의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Q. 지금까지 맡으셨던 일 중 가장 어려웠던 일과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입사 이후 지금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그 프로젝트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어떤 일이 어려웠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드네요. 아무래도 설득의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어떤 시스템을 설계했을 때 기존에 일하시던 분들은 당연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분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는 설명과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죠.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의 상이 어느 정도 잡힌 뒤에는 각 지점 ‘순회 공연’을 돌면서 커뮤니티 매니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략하게 설명도 해드리고 피드백을 받아서 반영도 했어요.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셔서 좋았습니다.
반대로 이런 합의와 납득 과정을 거친 뒤 완성된 시스템을 써본 사용자들이 ‘편하다’고 이야기해주셨을 때 가장 뿌듯하죠. 매주 RM 회의에 출석하면서 시스템 기획 과정을 설명했는데, 100페이지 기획서를 계속 수정하면서 만든 시스템이 실제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주었다는 게 좋았습니다.
분명 사용하면서 불편하신 점이 많을 겁니다. 계속 확장 중인 사업이다보니 정책이 확고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제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부분도 많을 테고요. 그래서 확장과 변형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습니다.
Q. 패스트파이브에서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가치가 있으신가요?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도 있지만 저는 좋은 일로 돈을 ‘잘’ 버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패스트파이브가 제공하는 공간 서비스를 좀 더 나은 품질로 제공하는 게 사소한 이익을 취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요?
저는 작년에 자취를 시작했는데 집은 5년 전부터 보고 다녔어요. 집이나 사무실 공간을 구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은 절대 없어요. 아무리 오래 보러 다녀도 결국은 최선보다 차악을 선택하기 마련이죠. 결국 부동산이라는 상품의 성격상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발전하기 어려운 게 문제일 텐데, 패스트파이브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합니다. 그 결과 더 잘 맞는 공간을 이용할 수 있고요.이런 측면에서 멤버들에게 더 좋은 공간 서비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회사의 수익과 사용자의 가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할 때 보통의 회사들은 수익에 훨씬 큰 비중을 두는데, 패스트파이브는 멤버 쪽에 무게를 싣는 회사였으면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Q. 패스트파이브가 어떤 기업 혹은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시나요?
저는 한 회사에 대해 사업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업무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의 목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는 해요. 사람들은 크게 휴식, 업, 여가 활동이라는 세 가지 목적으로 공간을 사용합니다. 그중 휴식과 업은 패스트파이브가 이미 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은 아직 비어 있는 것 같아요. 패스트파이브가 그 공간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커뮤니티 공간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기업, 브랜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새로운 팀원을 뽑는다면 어떤 분과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소통을 투명하게 잘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감정이 개입될 수밖에 없죠.본인이 실수를 하면 숨기고 싶고, 비판을 받으면 기분이 나빠요. 하지만 일을 잘하고 성장을 하는 데 있어 자존심을 내세우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소모적이죠. 이런 감정을 걷어낼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빨리 성장하고 협업하기도 좋은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채용을 할 때도 모든 요소의 기본이 되는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IT 회사가 아닌 곳에 다닌다는 것이 큰 리스크입니다. 개발자가 만드는 프로덕트가 매출에 직결되는 곳이 아니니까요. 패스트파이브는 개발팀이 서포트 역할을 하는 곳이죠. 커리어의 관점에서 보면 이곳에서 만드는 프로덕트가 IT 회사에서 만드는 프로덕트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력서에 적히는 커리어는 껍데기라고 생각해요. 더 중요한 건 결국 저의 실력이겠죠. 패스트파이브는 제로베이스에서 무언가를 쌓아올릴 수 있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미 시스템이 굳건히 형성된 곳에서는 모든 걸 갈아엎기 힘들고, 아예 시스템이 없는 곳은 투자를 받기조차 어려워서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어렵습니다.
프로젝트 리더라는 역할을 맡아 일하면서 실수를 한 적도 있지만 회사 측에서 신뢰해주시고 많은 것들을 위임해주기 때문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함께 규칙을 만들고 팀 빌딩을 해나가는 경험은 개인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이런 점에서 굉장히 매력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 드립니다.
패스트파이브를 이용하는 멤버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패스트파이브는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숙한 부분도 있는 젊은 조직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그 조직이 얼마나 성숙했느냐와 전혀 관계 없이 모든 의사결정의 근거를 돈으로 삼습니다. 잘못된 길이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한다면 선택하는 식이죠.
반면 패스트파이브는 항상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토론하고 그런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는 곳입니다. 그러니 멤버분들께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패스트파이브를 파트너의 입장에서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저희가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팀워크, 공동의 목표 같은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죠. 각자의 생각과 목표를 한 방향으로 맞추어가기 위해 끊임없는 소통을 중시한다는 개발자 Kei 님처럼, 오늘은 옆 자리의 팀원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패스트파이브는 언제나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패스트파이브에서 멋진 팀워크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 Kei 님과 함께 멤버들의 더 편한 공간 활용을 돕고 싶다면?